한국 여름의 더위가 또 한번 돌아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령되었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폭염특보가 발령되면 뜨거운 날씨에 대한 경고와 함께 모두가 땀을 흘리게 된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경고에도 놀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이미 무더위에 대한 특급 경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여름'이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라고? 이게 무슨 농담인가 싶다. 여름에 35도는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35도면 시원한 정도 아닐까? 이런 폭염특보는 누가 만드는 건지 궁금하다. 아마도 날씨 예보관들이 모여서 '오늘은 정말 더워질 거야'라고 결정한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폭염특보를 발령하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제야 사람들이 더위를 느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제주와 전남 지역에서는 다시 장맛비가 온다고 한다. 이런 거짓말 같은 소식을 듣고서는 제주와 전남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기뻐할까? 폭염특보에 시달리는 다른 지역 사람들은 제주와 전남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할 것이다. 그들은 더위를 피할 수 있고, 시원한 비 속에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이런 행복한 일이 어디에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날씨 소식을 듣고 또 한 가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왜 이렇게 날씨에 관심이 많을까? 날씨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매일매일 날씨 예보를 보고, 폭염특보에 놀라고, 장맛비에 기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아마도 우리는 삶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날씨에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날씨에 관심을 갖고, 폭염특보와 장맛비에 반응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집착은 어디까지나 한정된 것이다. 우리는 날씨에 집착하면서도 삶의 다른 측면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날씨에 관심을 두는 대신에,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우리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 어떨까? 그럼 우리는 폭염특보와 장맛비에 상관없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